지난 번 포스팅(1편)의 준비 과정을 읽어 보셨다면 그런 과정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상가 대출 이자 꼻아 박느라, 투잡~쓰리잡 뛰는 힘겨운 날들 중에, ‘이 끝도 없는 삽질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자는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회생과 파산 제도입니다.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상가 대출이자 700만원 돈을 꼻아 박고 그것도 모자라니 돌려 막기를 하고 있는 생활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지옥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생을 조금 더 빨리 결정하지 못했던 것이 많이 후회가 됩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은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시길 권하며, ‘기다리면 나아질거야.’라는 기대가 진짜 가능성이 있는 기대인지 아니면 희망 고문인지를 철저히 따져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개인 회생 절차에는 바로 들어갈 수가 없고, 가지고 있는 상가의 경매부터 처리해야 했습니다. 상가가 법원 경매로 나오고 그 물건이 낙찰이 되어야 회생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낙찰 전까지는 힘들더라도 추심을 견뎌야도 하고요. 오늘은 개인 회생이 대략 무엇인지와 그 전에 진행되어야 하는 경매와 낙찰, 그리고 회생 전문 변호사의 필요성 등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개인 회생이란 무엇인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국가(법원)이 개입하여 중재하고 탕감해 주는 제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법원이 정해 주는 기간 동안, 법원이 정해 주는 금액을 법원에 납입하고 법원은 그 돈을 받아서 채권자에게 나눠줍니다. 그리고 그 정해 준 기간 동안, 정해준 금액을 성실히 납입했다면 저의 모든 부채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아래의 식을 보시겠습니다.
나의 소득 – 나의 최소 생계비 = 월 납입 변제금
나의 소득이 월 300만원이고, 나의 최소 생계비가 150만원이면 월 납입 변제금은 150만원입니다. 그리고 법원이 36개월로 변제기간을 정해주었다면 150만원씩 36개월을 납입하면 끝나는 것이 바로 회생 제도 입니다. 나의 채무가 총 5억이었다면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150만원 X 36개월 = 5천 4백만원
채무 총 5억에서
5천 4백만원 갚고나면
나머지 4억 4천 6백만원 탕감
변제율 89.2%
법원은 나로부터 매월 받는 150만원을 채권자에게 채권액의 비율만큼 분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법원이 지정한 계좌에 150만원씩을 매월 입금하면 되는 것이지요.
‘개인 회생’에 들어가려면 경매부터
제가 가진 상가의 감정가는 17~18억 정도 되는 상태고, 은행 대출은 12억 정도 있는 상태입니다. 이 은행 대출 12억의 월 이자 700여 만원을 쌩으로 꼻아 박으며 시작된 재앙이 저를 여기까지 이르게 한 것입니다. 이제 이 상가 건물의 월 이자를 3개월 연체하고, 상가가 법원 경매 물건으로 넘어가길 기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연체 안 하고 바로 개인 회생에 들어가면 안 되는지도 알아보았으나, 그러면 상가 건물의 가치를 법원이 너무 높게 잡아 저의 월 변제금이 과도하게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가 건물이 아깝지만 모든 욕심을 내려 놓고 법원 경매 절차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매우 좋지 않으므로 감정가대로 낙찰될리는 없고 유찰에 유찰, 또 유찰을 거듭하면서 계속 금액이 내려 갈 것이 예상됩니다. 한 번 유찰될 때 마다 20~30%로 낙찰된다고 하며, 부동산 경매 전문가의 예상으로는 6억 정도에 낙찰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합니다. 17억 짜리가 6억이 된다니.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상가 법원 경매, 낙찰을 기다리며, 추심을 겪으며
상가 대출이자를 연체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은 꽤나 많고 복잡했습니다. 준비해야 할 것들은 이 포스팅의 전편(즉 1편)을 먼저 읽고 오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연체를 시작하였지만, 아무리 준비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은 채권자들의 추심입니다. 전화와 문자, 우편물이 아주 매우 수시로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회생 전문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 상태로, 전화나 문자나 우편물의 유형에 따른 대응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안내를 받았습니다. 만약 혼자 겪었으면 참 무서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 측과 대화 창은 항상 열려 있고 궁금하고 무서운 것은 즉문즉답이 가능해야 됩니다. 그래서 변호사 사무실을 선택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할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반부는 경매에 관한 것과 추심에 관한 것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상가 건물이 낙찰된 후인 후반부는 본격적으로 회생에 관한 것을 의지하게 될 예정입니다.
추심의 시작은 전화 통에 불 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무서워할 것입니다. 저는 채권자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채권자가 많은 분들에 비해 횟수가 적을 수 있으나 그래도 참 전화 많이 옵니다. 저의 변호사 얘기의 골자는 “그냥 받지 마세요.”였습니다. 물론 저의 경우 압류가 들어올 재산도 부동산도 없고, 통장도 잔액이 없으니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 보입니다. 압류가 들어올 재산이 있으신 분들은 이러면 안 될 겁니다. 집이나 자동차에 압류가 들어오면 팔지도, 세 놓지도, 타고 다니지도 못하는 상황. 즉,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회생 전문 법률가와 상의하셔서 본인 상황과 맞는 플랜을 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위에서 골자로 언급된 “그냥 받지 마세요.”에서 조금 예외적인 부분이 있다면 신용 대출 말고 담보 대출 건에 대해서는 너무 전화가 많이 올 시에, “주소 어디어디에 있는 저의 상가가 법원경매 진행될테니 거기서 채권 회수 하시길 바란다.”는 의사 표명을 하면 확실히 전화 오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신용 대출건은 그런 이야기를 해도 앵무새처럼 똑같이 전화해서 같은 말 반복하게 되니 받지 말라는 것이었고요.
회생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
저는 일개 회생을 준비하는 개인 일반인으로서 특정 변호사를 홍보하거나 그럴 필요는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제가 상가 경매를 넘어가게 두고, 언제부터 연체를 하면 좋고, 재산을 어떻게 정리하고, 추심에 어떻게 대응하며, 회생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한지 등에 대해 아주 세세한 것까지 모두 묻고 답하며 플랜을 세울 수 있는 변호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낍니다. 아직은 경매가 낙찰되지 않아, 본격적인 회생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턱대고 모르고 뭔가를 했다가 회생 들어가서 불리해질 수 있는 점은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무조건 탕감률이 %다, 비용이 이만큼 싸다고 광고하는 곳을 무조건 믿고, 그 한 곳에서만 결정하지는 마시고, 최소 3곳 이상은 상담 받아 본 후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바로바로 피드백이 올 수 있는 곳으로 책임감 있게 의뢰인을 책임져 주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