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스팅에도 한 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제천에 있는 인성당 한약방에 다녀 왔다는 포스팅 말입니다. 그 이후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도져서 한약을 한 번 더 먹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차도 전혀 없고 통증이 날로 심해집니다. 어깨를 앞으로 나란히 드는 것까지는 통증이 없으나 앞으로 나란히 자세에서 조금만 들면 통증이 시작되고 슈퍼맨 자세(만세 자세)까지 갈 때까지 고통이 계속되다가 만세 자세부터는 또 안 아픕니다. 참 환장할 노릇입니다. 옆으로 나란히 자세도 같은 각도와 같은 통증의 양상입니다. 이게 점점 나아져야 하는데 점점 갈수록 심해지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옆에 있는 옥수수 2개 들어있는 봉지를 옆으로 나란히 자세로 들어 올리는 동작조차도 “으악” 비명 지르며 통증 참으며 해 낼 정도니 심각했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봉침, 약침, 체외충격파도 다룬 바 있지만, 도저히 낫지 않으니 백방으로 병원을 더 다녀 보았습니다. 한의원,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갈 때마다 3만원, 12만원, 15만원, 19만원. 와, 이거는 실비 보험 없이는 빈털털이 되기에 안성맞춤인 노릇입니다. 그런데 오늘 포스팅에서 드디어 차도가 보이는 병원, 재활의학과를 찾게 되었고 도대체 병명(어깨 점액낭염?) 이 무엇이었는지, 어느 병원에서 차도를 보이게 된 것인지 드디어 다루게 되었습니다. 의료 광고 아니며 특정 병원 광고 아닙니다. 그리고 특정 병원의 비방 목적은 더더욱 아닙니다. 개인적인 제 주관이 담겨 있는 글입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에서의 어깨 치료
세 병원 모두 비슷했습니다. 우선 정형외과/신경외과에서 받은 치료는 CARM 주사 6회, 초음파 보면서 찌르는 주사 6회였습니다. 진단명은 회전근개건염이었습니다. 주사 맞을 때 마다 10~15만원 내외의 비용이 나갔습니다. 그러나 낫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아세클로페낙 부작용이 있어 그 약도 못 먹습니다. 먹으면 온 몸에 두드러기 나고 가렵고 호흡도 과호흡이 옵니다. 급히 내과 가서 항히스타민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해서 겨우 진정 시켰었습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체외충격파 치료도 6회인가 7회인가 진행했었는데 역시 효과는 없고 돈만 날렸습니다.
아,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통증의학과를 찾아 가봤습니다. 블록주사 6회 정도 맞았습니다. 역시 효과가 없었습니다. 여기서의 진단명은 어깨충돌증후군이었습니다. 물리 치료와 블록주사를 병행했고, 염증 줄여주는 링거라고 해서 또 10만원 넘는 것도 2번인가 맞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효과는 전혀.
체외 충격파에 대한 이야기는 저번 포스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만, 그건 정말 기분 나쁜 통증에 이게 효과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저와 안 맞는 치료 같아서, 권유하는 체외 충격파 치료는 받지 않았습니다.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마지막 말에 이제 정말 수술까지 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구나 하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문득 생각난 재활의학과에서 답을 찾다.
저희 딸내미가 안짱 다리로 뛰는 경향이 있어서 소아과 권유로 찾았던 재활의학과 선생님을 한 분 알고 있습니다. 그 선생님 참 친절하고 설명도 잘 해주시면서 진료 시간도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완전히 전달되고 환자가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길게 잡으시는 선생님이셨는데, 그 선생님이 문득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그것도 핸드폰을 보다가 말이죠. 왜냐하면 그 선생님이 우리 딸 아이 뛰는 모습을 앞에서 몇 초 이상, 뒤에서 몇 초 이상 찍어서 그걸 슬로우 모션으로 바꾼 다음 그것을 다음 진료 때 가져 오라고 지시하셨던 적이 있는데, 어쩌다 문득 그 영상을 본 것이 선생님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 선수의 이야기
잠깐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기에 다루고자 합니다. 윤영철 선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통증이 와서 안 좋기 시작하면 좀 쉬면 나아지고, 또 그러다가 안 좋아지기도 하는 통증을 가지고 살았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선수 시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프로에 와서도 계속 그래 왔고 그럴 때마다 매번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운동만 하는 엘리트 선수들도 전문 병원을 줄기차게 가봐야 진단명이 정확하게 나오기가 어렵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신빙성이 없는 무분별한 의학 지식은 당연히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기가 자기 병을 확실히 알아야 함의 필요성은 분명 있습니다. 블로그이든, 카페이든, 유튜브이든, 자료 조사를 통해서 자신의 병, 통증과 유사한 사람, 유사한 증상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범위를 좁혀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병원에 가서 이러이러한 질환이 의심되는데 혹시 그것을 중점적을 진단해 주실 수 있는지 부탁 드리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상, 엑스레이, 초음파 등으로 진단하고 난 뒤 그냥 “무슨 치료 해 봅시다.”하는 병원이 대다수였습니다.
문제는 어깨 점액낭, 진단명은 점액낭염, 재활의학과
줄기차게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를 돌아 다니며 받았던 진단명은 “회전근개 건염”, “어깨 충돌 증후군” 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찔렀던 주사는 점액낭이 아닌 엉뚱한 근육이나 신경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진료를 아주 오래 보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대기실에 환자가 좀 길게 형성됩니다. 병원 갔을 때 기다릴 땐 지루해도 진료 시간을 길게 가지는 의사 선생님이 훨씬 좋습니다. 제가 간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아주 오랫동안 저의 어깨를 당겨도 보고 밀어도 보고 뻗어도 보고 제껴도 보면서 아주 유심히 진찰하셨습니다. 어느 동작에서 어느 근육이 당기는지, 아픈지,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가고 빠지는지 굉장히 자세히 보셨지요. 그러고 나서 저의 긴 히스토리 설명까지 고려하셨습니다.
“엑스레이로는 염증을 진단할 수 없다. 혹시 그랬던 병원이 있다면 거짓말에 가깝다.”라고 말씀을 들었을 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엑스레이상에 염증이 보이니 오늘은 이 주사를 맞아보자, 내일은 저 주사를 맞아보자 하면서 그 동안 흘렀던 시간이 너무 아깝기도 했고, 그 주사도 다 엉뚱한 곳에 놨던 주사라고 생각하니 참….
아무튼 여러 활동성 체크 이후에 초음파실로 이동해 자세히 어깨를 진찰하셨고, 여러 가능성을 좁혀 나가던 중, 회전근의 바깥 근육이 있고, 그 안쪽 근육이 또 있는데, 그 안쪽 근육의 더 안으로 들어가면 물주머니(물집) 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의 염증이 살짝 초음파상에 보이는데, 그곳에 주사를 한 번 맞아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오케이를 했고 그곳에 주사를 맞았습니다. 위에 제가 그린 그림의 점액낭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랬더니 2년을 끌고 온 그 지긋지긋한 통증이 80%가까이 사라졌습니다. 세상에나! 물론 특별한 동작이나 힘을 주는 동작에서는 약간의 통증은 남아있지만 그저 놀라울 지경이었습니다. 삼각근이나 빗장뼈 위 근육과 신경 등에 그렇게 주사를 찔러대도 안 낫던 통증이 이렇게 허무하게 잡히다니요.
그럼 이제 어떤 어깨 운동을 해야 되나요
재활의학과의 첫 진료에서 주사를 맞고, 80% 정도 통증이 줄어든 후, 두번째 진료에서 물었습니다. 이때까지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통증의학과에서는 이런이런 운동 하라고 했었는데 그걸 계속하면 되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어떠한 운동도 지금은 하지 말라.”였습니다. 되도록 어깨를 쓰지 말고 가만히 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 아픈 거 참아가면서 운동 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또 허무한 충격! 하지만 통증이 확연히 줄어든 점, 수술도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점은 너무나도 고무적이었습니다.
진료시에 운동이나 스트레칭 동작을 가르쳐 주는 의사 선생님도 있었고, 물리 치료실로 옮겨 갔을 때 물리 치료하시는 분이 운동,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주는 병원도 있었습니다. 문득 드는 저의 개인적인 소견인데, 어깨가 어디가 어떻게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처방된 동작은 오히려 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물리 치료 선생님은 그냥 어깨 아플 때의 일반적인 동작의 스트레칭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으니, 무턱대고 따라하는 것에는 좀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에 세번째 진료가 잡혀 있습니다. 이번에 어깨 통증을 발본색원하고자 합니다. 다시 재발하지 않게 할 운동, 스트레칭도 제대로 배워 놓고 평소에도 꾸준히 해야 할 것입니다. 특별하게 격렬한 동작(공 던지기 등)이 없더라도 이러한 어깨 질환은 찾아올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이제 50대를 향해 가고 있으니 매사에 조심조심 움직이여야겠습니다. 평소에 항상 하는 스트레칭이 가장 좋다고 하니 꾸준함도 필요하겠고요. 오늘의 포스팅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더 업데이트되는 정보가 있으면 또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