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취소 후 우여곡절 끝에 면허 시험을 다시 보게 되면서 한 동안 몰지 않았던 수동 변속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몸에 신기하게 베어있는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고, 오랜 공백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냥 바로 몰게 되더군요. 이건 비밀인데 장내 기능 1번 떨어졌습니다. 과속과 여기 저기 선 밟아서 떨어졌답니다. 혹시 면허 취소 후, 다시 시험 보실 분들은 운전 면허 학원 같은 데서 1시간 정도 좀 연습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장내 기능 한 번 떨어지고 나면 3일 후에 다시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월요일에 떨어지면 바로 다음 날 또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목요일에 시험 볼 수 있습니다. 한시가 급한 생계형 운전자에게 3일은 3주 같습니다) 아무튼 수동으로 장내 기능 시험과 도로 주행 시험을 보고 나니 다음 차는 수동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디스크 삼발이 교체된 코란도C
쌍용, 아니 KG모빌리티의 코란도C 수동 2.0, 디젤, 2015년형 차량을 400만원 정도에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디스크 삼발이와 클러치 디스크를 신품으로 갈아 놓은, 아주 매혹적인 매물이었죠. 디스크 삼발이와 클러치 디스크는 10만km 전후로 꼭 한 번은 고장이 나는 녀석인데 다가 건드리면 돈 150~180만원 정도는 그냥 깨집니다.(쌍용이 부품이 많이 비쌉니다) 그런데 그걸 신품으로 교체해 놓은 중고차라니! 기어 변속을 해 보면 폭신폭신하게 아주 부드럽게 잘 됩니다. 정말 신품으로 수리해 놓은 게 티가 납니다. 사실 분들은 이 점 꼭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신품으로 갈아 놓은 차가 없다면, 중고차 사러 갔을 때 기어 변속을 충분히 많이 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어 뻑뻑하게 잘 안 들어가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주행 연비, 기어비
150km 정도 떨어진 지역에 올라온 매물이라,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겉에 조금씩 붓 펜 자국이 있기는 했지만, 400만원도 안 되는 금액에 그런 걸 따지면 좀 그렇죠? 아무튼 기본적으로 엔진 소리, 차체 떨림, 핸들 유격, 냉각수와 엔진 오일 상태, 누유 유무, 실내 버튼 작동 여부, 타이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차를 데려 왔습니다. 150km를 달려 돌아왔고 중간에 약간의 우여곡절(톨게이트에서 시동 꺼 먹음)도 있었지만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어비가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익숙한 현대나 기아차에 비해 1단 기어가 굉장히 짧아서 출발하자마자 바로 2단으로 변속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2단 기어 출발을 시도하거나, 이 정도면 2단으로 슬슬 그냥 가도 되겠는데 하고 방심하는 순간 시동이 꺼집니다.(톨게이트에서 시동 꺼 먹음의 내막)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2단 기어에서는 클러치를 훨씬 더 신경 써서 발을 떼야 합니다. 그것만 적응하면 모는 데 별 지장은 없습니다. 3단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힘도 좋고.
아무튼 집으로 돌아와서 평균 연비 기록된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주행 연비가 리터당 22.6km라니! 아래 사진을 공개 합니다. 물론 지금은 적응돼서 막 몰기도 하고 시내 주행이 많아 아래와 같은 연비는 안 나옵니다.
중고차 보증 보험, 보증 수리
중고차 사실 때 다들 보증 보험료 납부 하시잖아요. 저는 톡톡히 덕을 보았습니다. 코란도를 데려와서 엔진 오일 교환을 위해 친한 카센타에 방문했더니 등속 조인트 양쪽이 다 터졌다는 것입니다. 등속 조인트는 보증 보험 범위에 속하고, 제가 본 성능 기록부에 등속 조인트는 다 정상이라고 써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 “이야후!”를 외쳤습니다.
중고차 보증 보험 처리를 받는 절차도 이참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우선 딜러가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 서류와 내가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 서류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딜러가 보험사 성능 보증 센터에 보내야 할 서류
- 구매고객 이름으로 이전된 자동차 등록증
- 매매계약서 (전산출력계약서, 상사 직인, 고객 도장 또는 날인 찍은 업소 보관용)
- 성능 점검 기록부 앞, 뒤 모두 (두 번째 장 사진 밑에 직인 2개, 고객 성함, 싸인, 성 능상태 점검자 직인, 성능 상태 고지자 매매 상사 직인, 매수인란에 날짜 및 싸인)
(중고차를 산 딜러한테 위 목록을 메시지로 전송하고, 그것 좀 보험사 성능 보증 센터 팩스로 좀 보내 주세요 하고 부탁하면 됩니다)
내가 보험사에 보내야 할 서류
- 내 이름으로 이전 된 자동차 등록증
- 계기판(현 주행 거리)
- 차량 전면 사진(차량 번호판 사진)
- 차량 구매 시 작성한 수기 계약서
양측의 서류가 모두 무사히 보험사에 접수가 되면, 본격적으로 보상 절차가 시작됩니다. 보상 절차는 그냥 보험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요, 목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보험사에서 전화가 오고, 제가 갈 수 있는 거리의, 보증 보험 수리가 가능한 정비소를 알려줍니다.
- 그 중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정비소를 고릅니다.
- 그 정비소로 방문하면 그 정비소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저 같은 등속 조인트가 정말 터졌는지 찍었습니다.
- 정비소에서 찍은 사진을 보증 보험사로 전송하면 보험사에서 승인을 해 줍니다. 정말 보증 보험으로 수리해 줘야 할 게 맞는지 체크하고 승인을 해 줍니다.
- 그러면 정비소에서 정비 날짜 예약하고 귀가합니다.
- 며칠 후, 정비소에 부품이 도착하고 예약 날짜에 맞춰 정비소 가서 수리를 받습니다. 끝!
저 같은 경우는 완전 이득이었던 게, 중고차 보증 보험 수리는 부품을 재생품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런데, 제 차는 등속 조인트 재생품이 전국에 모두 품절이라, 새 부품으로 양쪽 등속 조인트를 교체했습니다. 재생품 재고가 없는 건 저의 잘못이 아니므로 제가 더 추가적으로 내야 하는 돈도 없이, 총액 0원으로 완료했습니다. 이야후!
아래는 터진 등속 조인트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