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한일전 일본대표 사오리?

스포츠 예능은 예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우리 동네 예체능’이나 ‘마녀 체력 농구부’를 비롯하여 더 옛날로 올라가면 ‘무한 도전’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장기 프로젝트도 있었지요.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씨름 출신의 강호동이 씨름 기술을 유도에 사용하여 한판승을 얻는 장면은 아직도 유명한 짤로 남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근래의 대표적인 스포츠 예능은 ‘뭉쳐야 찬다’, ‘최강 야구’,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이 있는데 오늘은 이 예능들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것을 땀과 노력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어쩌면 모든 스포츠의 지향점이자, 우리가 그것을 보는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것에서 희망을 보고 싶고, 기적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의 파일럿 편성 때부터 보아온 찐팬으로서, 골때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골때녀의 매력, 그리고 승부욕의 출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또한 현재 궁금증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골때녀 한일전의 충격적인 일본팀 멤버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겠습니다.

골때녀의 매력. 특별히 응원할 팀이 없다

“특별히 응원할 팀이 없다.”라는 말은 어쩌면 애정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때녀의 진짜 찐팬이라면 이 말을 이해 할런지도 모릅니다. 파일럿 편성 때부터 봐 왔기 때문에 모든 팀이 정말 모두 다 애정이 가기 때문에 응원할 팀이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오늘은 ‘FC 액셔니 스타’ 응원하면서 봐야지 하면서 보다 보면 어느 순간 ‘FC 개벤져스’를 응원하고 있는 내 자신을 봅니다. 공감하시는 분이 있으실 거라 봅니다. 각 팀들의 처음부터의 서사와 성장 과정, 각 선수의 사정 등을 알다 보니 섣불리 특정 팀을 편파적으로 응원할래야 할 수가 없는 것이 골때녀의 신묘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그녀들을 승부욕의 화신으로 만들었는가?

골때녀를 보다면 “어휴! 저러다 다치겠다.” 싶은 아찔한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공만 보고 뛰다가 서로 위험하게 충돌하기도 하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위험한 태클에 심하게 넘어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가장 위험하고 아찔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강한 승부욕은 골때녀 흥행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설렁설렁하는 축구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을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어마어마한 승부욕이 생기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런데 이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관계이므로 선후 관계, 우선 순위 후 순위 관계를 따질 수가 없기는 합니다. 팀원들간의 끈끈한 애정과 팀웍, 그리고 지독한 연습. 이것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의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입니다. 또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은 다시 지독한 연습과 애정과 팀웍을 또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 무엇이 먼저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닭과 달걀이라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그리고 골때녀 자체가 이제 완전한 하나의 리그로 자리를 잡은 것과 그 안에서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승부욕의 원인이 되겠습니다.

골때녀 팬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

골때녀 팬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특별히 응원할 팀이 없다.”입니다. 각 팀마다의 서사와 성장 과정, 각 선수의 사정을 처음부터 본 사람이라면 다 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FC 아나콘다’

‘아나콘다 제발 한 번만 이겨라! 아, 제발! 아 좀!!’하면서 아나콘다의 경기를 본 사람이 비단 저 뿐만이 아닐 거라 강력히 말할 수 있습니다. 못하는 건 정말 잘 알겠는데, 그래도 제발 한 번만 이기라고 응원하는 그 마음, 골때녀 팬이라면 반드시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차이로 대패를 하였던 경기에서 들어가는 골을 막고자 따라간 윤태진 선수가 오히려 골대 안 쪽에 들어가 앉아 “안 돼.”하고 울먹이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짠하던 기억이 납니다.

윤태진 아나운서 사진입니다. FC 아나콘다 유니폼을 입고 정면을 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사진 출처 : 윤태진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이렇듯 골때녀는 약자 혹은 지고 있는 쪽을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잘 하는 팀, 우승하는 팀, 상위권 팀의 인기가 높은 다른 스포츠와는 사뭇 다른 현상입니다. 힘 없고 약한 사람의 편에 서고 싶은 본심이 우리들 마음 한 구석에는 반드시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저는 다른 팀은 응원 안 해도 FC 아나콘다만은 늘 응원하는 한 사람입니다.

제 4회 슈퍼 리그 우승팀 그리고 윤곽이 드러나는 한일전, 일본 대표팀

제 4회 슈퍼리그 우승팀이 결정되었습니다. 역시 저력의 FC 월클! 경기를 보면서 정말 이제 다른 레벨의 팀인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나티와 사오리는 이제 an other level로 가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 1등공신은 컴백한 프랑스의 엘로디였습니다. 피지컬이 우수하고 몸싸움에 강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빠르며, 또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와 공을 걷어 냅니다. 승부욕도 강하고요.

이제 이영표 감독의 필두로 골때녀 한국 대표팀도 가려지겠지만, 일본 대표팀의 윤곽도 매회 조금씩 카드를 오픈해 온 골때녀입니다. 일본 대표팀의 멤버를 종합해 보면, 마에조노 마사키요 감독을 사령탑으로 풋볼 스타일러 마시마 유, 전 피겨선수 타카하시 나루미가 선수로 뜁니다. 또 히노 마이, 아이미 료, 이시이 사나에, 요코하마 아이코도 대표 선수로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티저 영상처럼 짧게 짧게 소개 되었지만 다들 실력이 상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발표!!! 골 때녀 129화 (세계관의 확장편으로는 10화)에서 제 4회 슈퍼리그 우승팀이 확정된 후, 마지막 예고편에 공개된 일본 대표팀의 나머지 1명. 그 마지막 카드가 바로 사오리로 밝혀진 순간,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우승팀의 에이스가 일본팀 대표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전개에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오리의 인스타에도 아래와 같이 업로드가 되었더군요. 자기 일본 대표팀이라고 한국팬들이 너무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 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밉지는 않지만 역시 그래도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오리의 모습은 분명 충격입니다. 마치 경기 시작했는데 서태웅이 남의 편에 가 있는 느낌이랄까.

일본 대표팀 옷을 입은 사오리 선수의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 사오리 인스타그램>

아름다운 승부와 우정과 눈물 그리고 땀의 골때녀

매회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승부와 우정을 보여주는 골때녀, 우리는 그것에서 희망을 얻고 각자의 삶의 상처에 대한 치유도 받습니다. 정말 축구의 ‘축’자도 모르던 선수가 이제 어엿한 주전 자리에서 뛰고 있는 모습, 축구 경험도 없는 데다가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피 나는 노력으로 팀의 주축이 된 선수들의 존재(저는 특히 채리나와 채연이 참 이런 점에서 존경스럽습니다.), 물불 안 가리고 뛰다가도 상대편의 부상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손 잡아 일으켜 주는 장면들, 울고 웃고 화내고 안아주는 그 모든 모습들에 어쩌면 인간 군상의 모습과 참된 삶의 지향점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센스쟁이 이수근이 떠난 것이 좀 아쉽지만, 저는 골때녀가 존재하는 한 늘 팬으로, 애청자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