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이 할퀴고 간 뒤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이제 대출 후폭풍의 충격이 흔들거리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금리는 계속 치솟고 내수 시장은 몇몇 잘 되는 집 외에는 다들 경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한 때는 건물주로 월세 받아 먹으면서 편히 지냈던 사람들이었으나 상가는 오랜 기간 공실 상태이고 상가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 때문에 이자만 꼻아 박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가가 크고 금액이 클수록 그 이자 금액의 부담은 굉장히 클 것입니다. 게다가 기준 금리가 올라서 이자 부담 압박이 더더욱 극심합니다.
이번 연속 포스팅에서는 상가 건물이기는 하나 이자 부담을 견딜 수가 없어서 상가를 법원 경매 절차로 내 놓고 개인 회생에 들어가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상가 법원 경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3개월 이자 연체가 되어야 하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법원 경매를 위해서 연체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기의 건물주,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가
우선 본격적으로 포스팅하기 전에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전후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이 아닌 대략적인 금액으로 서술한다는 점 알아 두시고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상가는 두 개 층 합계 300평 규모의 대형 평수 상가이고 꽤나 중심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세는 18억 정도입니다. 그 중 상가 담보 대출로 12억이 잡혀 있습니다. 기준 금리가 미친 듯이 오르기 전 대출이자를 꽤 러프하게 잡아서 4%라고 본다 하더라도 월 이자가 400 만원 쯤 나왔습니다. 두 개 층 중, 1개 층의 월세가 550~600 만원은 나왔으니 이자를 내고도 적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상가가 모두 공실이 되어 버렸고 들어오는 월세 수입 없이 이자만 내야 하는 상황이 시작됩니다. 설상가상으로 기준 금리마저 폭등하여 월 400 만원 이자가 아닌 월 700 만원대 이자가 됩니다. 게다가 평당 5천원 대의 관리비도 무시 못 합니다.
재앙의 시작, 이자를 대출로 돌려 막기 그리고 영혼의 피폐
5인 가구를 책임 저야 하는 가장으로서, 원래의 직장에서 아무리 돈을 번다하더라도 월 700 만원씩 은행에 갖다 바치는 생활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예적금과 보험을 해지 하고, 집을 팔고, 돌려막기 용도의 대출을 받고… 재앙의 도돌이표가 시작됩니다. 결국 원래 직장에 더해 투잡, 쓰리잡까지 뛰어 보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계속 침몰합니다. 그래도 조금만 버티면 임대 들어오겠지 하는 희망 고문은 쉽사리 내려 놓을 수 없습니다. 임대료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낮춰도 임대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상가를 은행 대출금 금액과 동일 금액으로 매매를 내 놓아도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빚은 쌓여가고 절망은 커져 갑니다. 하루에 3~4시간도 못 자면서 꾸역꾸역 하고 있는 투잡, 쓰리잡에 몸도 천근만근입니다. 후회, 책임감, 죄책감, 분노 등이 범벅이 되어 하루하루가 갑니다.
내가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상가 대출로 잡힌 12억 금액에라도 상가 건물을 매각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것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임대라도 들어오라고 온갖 수를 써 보아도 임대도 안 들어옵니다. 그러면 차라리 에라이! 이자 내지 말고 3개월 연체해서 경매 넘어가게 두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다가도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어려울 때 유찰에 유찰을 거듭하다가 6억에 낙찰된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6억을 못 받은 게 되니 가만히 있지 않겠지? 라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러면 은행은 집에 차압 딱지도 붙일테고 그러면 집사람도, 자녀들도 다 알게 되고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서운 시나리오에 고개를 젓고 또 희망 고문 회로를 돌려 보다가 또 무서운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이 악랄한 반복은 영혼을 갉아 먹는 듯 합니다. 빚 독촉, 채권 추심, 빨간 딱지 등등 엄청 시달릴텐데, 내가 과연 그러한 것들을 버텨 낼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여기서 죽을까? 그러다가도 올망졸망 자고 있는 자식들 얼굴을 보면 못된 생각은 접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결심을 굳힙니다. 6억에 낙찰된다고 가정하고, 나머지 6억은 개인 회생으로 넘어가자는 결심입니다. 6억 외에 돌려 막기로 불어난 빚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 결심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앞으로의 일만 보고 가야 할 때임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재산 정리하기
돌려 막기를 하느라 전세 주고 나온 (그래서 월세로 나와 살게 되었습니다) 내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를 정리해야 합니다. 전세 보증금 빼면 얼마 안 남겠지만 그 집에 압류가 들어와 버리면 임차인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아지고 골치 아파 지며, 팔리지도 않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전세금에 조금의 웃돈을 받고 시세 중에 최저가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처분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전세금이 만약 2억이면 2억1천이나 2억2천에 처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차액이 1천이나 2천만원이 제 수중에 들어오는데, 그 돈은 반드시 금융권의 빚을 갚는데 쓰거나 생활비 같은 걸로 써야 합니다. 개인에게 빌린 돈을 갚는다거나 사치나 탕진으로 써버리면 안 됩니다. 모두 청산가치로 반영되어 회생 시에 변제금이 높아지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류와 이체 확인증 등을 나중에 회생 과정에 필요한 서류로 잘 보관해 두도록 합니다.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압류가 붙어 버리면 팔지도 못하고 운행도 못합니다. 자동차도 중고차 시장에 처분하고, 그 처분한 기록인 매매 계약서, 이체 확인증 등을 잘 보관합니다. 자동차 판매 대금 역시 금융권의 부채 변제 혹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은 괜찮으나 사치나 탕진에 쓰이면 안 됩니다. 차량 판매 시세는 엔카 기준의 비슷한 연식과 비슷한 주행 거리의 차량과 비슷한 금액으로 책정되어야 합니다. 얼토당토 않은 가격에 처분되면 문제의 여지가 있습니다. 나중에 차가 필요하게 되면 배우자나 가족의 명의로 된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장 정리하기
내 명의의 개인 사업자 사업장이 있다면 정리하도록 합니다. 만약 내가 삼성카드에 부채가 있다면 승계 처리를 당할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제 사업장에서 손님이 와서 삼성카드로 결제를 하고 갑니다. 그러면 삼성카드에서 제 계좌로 결제 대금을 입금 시켜주게 되는데, 만약 제가 삼성카드에 연체대금이 있다면 입금 시켜 주지 않고 그 대금을 삼성카드가 가져가는 것입니다. 또한 사업장의 시설이나 집기 등에 압류가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사업장을 폐업 처리하고 배우자의 명의로 새로 개업합니다. 카드 포스기, 사업장 거래 계좌 등도 모두 배우자의 명의로 교체, 변경합니다. 그리고 일은 그대로 제가 계속하고 수입은 배우자의 계좌로 들어오게 해 놓습니다. 역시 그 계좌 기록은 회생 법원에 모두 제출되어야 할 자료이므로 잘 관리합니다. 사치나 탕진, 주식, 도박, 코인 이런 것은 절대 안 됩니다. 일반적인 생활비, 배우자의 카드 사용 대금, 공과금 등이 배우자의 계좌에서 처리되도록 조치합니다.
나만 전출 신고, 다른 곳에 전입 신고
집에는 배우자와 아이들만 놔두고, 저만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합니다. 지인의 집, 친척의 집도 괜찮으나 그 분들이 싫어할 가능성이 크므로, 가장 저렴한 보증금과 가장 저렴한 월세방을 당근 마켓 등으로 알아보고 계약하고 전입신고를 합니다. 그 월세 계약서와 이체 확인증, 월세 이체 내역 등도 모두 필요할 자료이므로 잘 보관, 관리해 줍니다. 월세는 배우자의 계좌에서 이체 되도록 합니다. 새로 얻은 월세방에는 주1회 정도 방문하여 우편물 등을 잘 챙겨 줍니다. 다른 우편물은 크게 중요치 않으나 특히 법원에서 오는 서류가 있다면 잘 챙겨두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