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전달하는 내용이라 좀 그렇지만 저는 변호사도 아니고 행정사도 아닙니다. 일반인으로서 음주 운전에 단속 되어 면허 취소를 처분을 받았고, 다행히 기소 유예 판결을 받은 일개 개인일 뿐입니다. 저의 포스팅은 음주 운전을 옹호, 두둔할 목적이 전혀 아니며 다만 절박한 처지에 놓인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함이 그 목적입니다. 오늘은 행정 심판에 대해 알아보고, 행정심판청구서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행정 심판 청구를 위해 내야 하는 서류와 그 서류 목록에 대해서는 저번 포스팅에서 다루었습니다. 행정 심판은 중앙 행정 심판 위원회에서 주관하며 경찰청의 면허 취소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하면, 그것을 듣고서 면허 취소 처분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면허 취소는 과하니, 110일 면허 정지로 바꿔줄지 판결을 내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용어가 조금 도돌이표처럼 헷갈리기는 하나, “운전면허취소처분에 대한 취소”해 달라고 호소하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면허 취소”를 “취소”해 달라는 것입니다.
행정심판 청구서 작성 예시
행정심판청구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온라인으로도 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면으로 작성된 서류를 꾸민 다음에 서면을 우편으로 접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청구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한 번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행정심판청구서는 저번 포스팅에서 다루었다시피 경찰서에 제출하는 서류와 거의 비슷하지만 맨 앞 장이 “제출 서류 목록”이 아니라 “행정심판 청구서”입니다. 제가 작성했던 것에서 최대한 개인 정보를 제거한 행정심판 청구서를 아래와 같이 올려드립니다.
| 행정심판 청구서 |
| 청구인 : 홍길동 주민등록번호 : 주소 : 연락처 : 피청구인 : 경기도남부경찰청장 |
| 자동차운전면허행정처분 취소청구 청구취지 |
| 피 청구인이 2023. 00. 00.자로 (이 날짜는 운전면허 취소 처분 결정 통지서 맨 아래에 직인 찍혀 있고 무슨무슨경찰청장이라고 써 있는 거 바로 위에 적힌 날짜를 적습니다) 청구인에 대하여 한 제1종 보통 자동차 운전 면허(면허번호 : 00-00-000000-00)취소처분을 취소한다는 재결을 구합니다. |
| 청구이유 |
| 1. 이 건 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가. 운전 면허 취득 및 운전 경력 청구인은 2000.00.00.에 제1종 보통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래로 이 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 이외에 교통사고나 다른 음주운전 전력이 없습니다. 나. 단속 및 처분 경위 1) 청구인은 2023년 00월 00일 새벽 01시38분 경기도 A시 C로 24시SS슈퍼마켓 앞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xx%로 음주 운전 단속이 되었습니다. 2) 이리하여 청구인은 피청구인으로부터 2023. 00. 00~2023.00.00까지 40일간 임시운전증명서(제2023-0000000호)를 교부받고 2023. 00. 00.자로 피청구인에 의하여 운전면허 취소결정이 되었습니다. 2. 이 건 행정처분의 부당함 가. 단속당시 청구인의 정황 1) 청구인은 2000. 00. 00. 제1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한 이래 25년 동안 이 사건을 빼놓고 다른 교통사고나 음주운전 전력이 전혀 없었으며 2) 이 사건 단순 음주 운전으로 사고가 전혀 없었고 3) 이 사건 운전거리가 불과 1미터 정도이며 4) 특히 청구인의 이 사건 단속경위를 살펴보면 청구인은 2023. 00. 00. 밤 00시 퇴근 후에 00시 00분경부터 00시 00분경까지 경기도 A시 C로에 있는 주점 XX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난 뒤 대리 운전 기사를 불러 놓고 기다리는 동안 차량 예열을 위해 시동을 걸던 중 청구인의 차가 SS슈퍼마켓 펜스와 너무 가까워 조수석 문을 열 수 없겠다는 판단에 차를 1미터 정도 후진한 다음 차에서 내려 대리 기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는 경찰관이 나타나 음주 측정을 요구하였고 청구인은 같은 날 00:00경 경기도 A시 C로 24시SS슈퍼마켓 앞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xx%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 당하였고 현장 조사 당시 청구인 차에 배차 된 대리기사가 현장에 도착했음을 당시 단속 경찰관도 목격하였습니다. 5) 따라서 청구인이 당시 차를 불과 1미터 정도 후진한 것은 대리 기사는 운전석에, 청구인은 조수석에 타기 위한 행동이었을 뿐, 계속적 운전 목적이 전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배차 받은 대리 기사가 현장에 도착한 것을 단속 경찰관이 분명히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인 음주 운전 단속을 시행하여 청구인의 면허를 취소시키고 청구인과 그의 가족들의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은 ▷ 행정기본법 제10조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며 ※ 행정기본법 제10조(비례의 원칙) : 행정작용은 다음 각 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1. 행정목적을 달성하는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 2. 행정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 3.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 ▷ 고의가 없는 행위에 대해 행벌을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형법 제13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 형법 제13조 :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나. 청구인의 어려운 생계 사유 1) 청구인은 운전면허가 없으면 당장 사업체 운영이 불가합니다. 청구인은 현재 경기도 A시 B길 10에 위치한 “LLL”이라는 이름으로 자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화요일에는 생산 공장에서 자재 및 부품 수급, 수~목요일에는 조립 업체 배송, 금요일에는 거래처 배송 및 수금, 반품 업무를 진행하며 전과정에서 차량 운행은 필수적이며 사업체 존폐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코로나로 차량 담당 직원을 포함한 대다수 직원을 퇴직 시키고 청구인 혼자 겨우 겨우 버텨오고 있는 상태로 현재 코로나는 끝났다 하더라도 그간 빌렸던 대출 감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재 값 폭등에 청구인은 최악의 절망 속에 놓여있습니다. 2) 청구인은 사업체 운영을 못하면 살 길이 없습니다. 청구인은 부양가족으로 암 투병 중인 노모와 부인, 초등학교 2학년과 1학년인 아들 둘을 부양하면서 총 부채 12억여원을 감당하기 위해 쓰리잡까지 뛰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기업은행에서 설비 시설 대출 4억원, 국민은행 주택 담보 대출 1억 5천만원, 농협 코로나 소상공인 대출 7천만원, 현대 캐피탈 신용 대출 5천만원 등은 모두 사업체와 가족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최근 살인적인 금리 인상은 청구인의 목을 더 조여오고 있습니다. 췌장암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있는 노모와 두 명의 자녀, 그리고 그들을 돌보느라 여념이 없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청구인은 작년 6월부터 대리 기사 일과 커피 자재 배송 일까지 시작하여 쓰리잡까지 뛰고 있던 실정입니다. 3) 운전면허 없는 청구인은 재취업이 불가능합니다. 청구인은 이 사건으로 운전면허를 취소 당하여 사업체 운영은 물론, 대리 기사와 배송 기사 일까지 모두 못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에 취업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40대 중후반의 청구인이 면허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4) 청구인은 착실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청구인은 췌장암 투병 중인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수많은 운전을 해 왔고, 사업체 운영을 위해 그렇게 많은 운행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습니다. 또한 ㅁㅁㅁ가 수여한 표창장과 ㅇㅇㅇ에서 수여한 감사장까지 받을 정도로 사회와 시민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왔으며 월드비전과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아동 후원 단체에 00년째 정기 후원을 해 오고 있을 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
| 결론 |
| 청구인은 2000. 00. 00. 운전 면허를 취득한 이래 이 사건을 빼 놓고 교통 사고나 다른 음주 운전 전력이 전혀 없고, 이 건은 단순 음주 운전이며, 운전거리가 불과 1미터이고, 대리기사까지 불렀으며, 음주운전의 고의성과 계속적 운전 의사를 찾기 힘들고, 사업체 운영과 쓰리잡에서 청구인의 운전이 필수 이며, 특히 청구인은 부양 가족으로 노모와 부인과 어린 두 자녀를 거느리고 있는데다가 높은 부채까지 있어 만약 운전을 못하여 생업에 타격을 받을 경우 그의 사업체와 가정은 큰 위기에 빠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건 처분을 통해 피청구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청구인이 입게 될 타격이 너무나 크다는 점을 살피시고 비례의 원칙에 입각하여 청구인에 대한 선처가 있기를 바랍니다. 입증 서류 갑 제1호증 자동차운전면허 취소결정통지서 사본 갑 제2호증 임시운전증명서 사본 갑 제3호증 운전경력증명서 갑 제4호증 자동차등록증 사본 갑 제5호증 자동차보험가입증명서 사본 갑 제6호증 주민등록등본 갑 제7호증 가족관계증명서 갑 제8호증 대리기사 콜내역 및 배차확인서 갑 제9호증 대리기사 2년간 이용기록 갑 제10호증 단속 위치 CCTV 위치 및 관리번호 갑 제11호증 사업자등록증 사본 갑 제12호증 대리기사 및 배송기사 재직증명서 갑 제13호증 배우자 사실증명(소득신고사실 없음) 갑 제14호증 배우자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갑 제15호증 음주운전근절 실천서약서 갑 제16호증 반성문 갑 제17호증 탄원서 및 탄원인 명단 갑 제18호증 표창장 및 감사장 사본 갑 제19호증 후원금 납부 내역(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갑 제20호증 모친 진단서 및 진료비 내역서 |
| 2023. 00. 00 위 청구인 홍길동 (인) 중앙행정심판위원회 귀중 |
온라인 행정 심판
저는 위와 같이 서면으로 작성, 제출하였으나 온라인 행정 심판도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행정심판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상단 메뉴줄에서 ‘행정심판청구→행정심판청구’로 가시면 “온라인 행정 심판 청구”로 들어가셔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간단하고 파일도 첨부파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신청과 제출이 끝나면 자신의 사건 현황과 진행 상황도 조회하실 수 있으며 추가적인 자료도 더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상단 위 하얀 버튼으로 “나의 사건 현황”에 들어가면 됩니다.
행정심판의 어려움
중앙행정심판 위원회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아예 대놓고 뜹니다. 도로교통법령상 음주운전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 정지처분을 감경할 수 없는 주요 사유를 안내하는 것인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혈중알코올농도가 0.1%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음주운전 중 인적 피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불응하거나 도주한 때 또는 단속경찰관을 폭행한 경우
- 과거 5년 이내에 3회 이상의 인적피해 교통사고의 전력이 있는 경우
-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의 전력이 있는 경우
저 같은 경우는 첫째 사유부터 덜컥 걸립니다. 제 생각이기는 한데, 그래서 저는 행정 심판 재결에서 청구가 기각된 것 같습니다. 정말 기소 유예가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최악의 상황에 빠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검사님이 기소 유예를 주셨으니, 행정심판에서 기각이 되건 말건 저는 결격 기간 1년 없이, 바로 면허 시험을 다시 보고 새 면허를 다시 딸 수 있었습니다. 0.1%가 넘어가는 고수치 혹은 사고나 측정 불응 등에 해당하는 경우는 반드시 경험이 많은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 또 드립니다. 그 땐 기소 유예가 문제가 아니고 징역 등의 더 큰 문제를 걱정해야 할 판이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과 기소유예, 면허 취득에 대한 저의 다른 글들이 궁금하시면 저의 홈페이지 내의 검색창에 ‘음주’라고 검색해 보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