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변호사도, 행정사도 아니며, 음주 운전을 두둔하거나 옹호하기 위해 포스팅을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평범한 일반인이며 정말 절박한 처지에 놓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저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08~0.110% 수치로 단속이 되었고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던 실 경험자로서 이 포스팅을 써내려 갑니다. 오늘은 기소 유예라는 것이 무엇이고 제가 어떻게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었는지, 보호 관찰소 교육 조건부 기소 유예는 또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소 유예란 무엇인가
‘기소 유예’는 죄는 인정이 되지만 피의자의 연령, 환경, 범행 동기나 수단, 정황 등을 참작하여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정말 쉽게 말해서 검사님이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줄테니,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해 주어서 벌금도 없고 징역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음주 운전으로 단속 되어 마음 졸이시는 분들이 제발 일어났으면 하고 기도하는 그 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기소 유예를 받게 되면, 운전 면허 결격 기간이 사라지게 됩니다. 운전과 생계가 직결된 분들에게는 너무 너무 감사한 일이지요. 물론 기소 유예 이후에, 바로 면허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고, 일정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 절차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참고로, 선고 유예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검사가 아닌 판사가 비슷한 맥락으로 용서의 처분을 내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기소 유예가 가능했는가
짧은 운전 거리
운전 거리가 짧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움직인 거리가 1미터 이하였습니다. 대리 기사를 기다리던 중, 문을 여닫을 수 없는 상태라 문 여닫기에 용이하게 하려고 차량을 살짝 움직인 것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차량 밖에 서서 대리 기사를 기다리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단속 되어 면허가 취소 된 것입니다. 대리 기사와 경찰관이 거의 동시에 도착했었습니다. 하지만 법령에 따르면 운전 거리가 길든 짧든 무조건 음주는 음주입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길면 길수록 불리한 건 당연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대리 기사 호출
저는 대리 기사를 호출한 상태였습니다. 대리 기사를 호출했고 운전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은 매우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이는 저번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으로 불기소 이유 상에도 “대리 운전 기사를 호출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 되어 계속적 운전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이라고 불기소 이유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래 사진과 같은 대리 기사를 호출했다는 증거 사진은 빨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대한의 서류 준비
저는 경찰서 들어갈 때 정말 서류를 한 뭉치를 들고 들어갔습니다. 저의 감형을 위해 조금이라도 유리한 자료라면 다 준비해서 갔습니다. 반성문, 탄원서는 물론이고 대출 관련 서류, 받은 상장이나 표창장 등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다 서류로 준비했었습니다. 조만간 포스팅에 제가 준비한 서류 목록도 공개 가능한 선에서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조건부 기소 유예
제가 검사님으로부터 선고 받은 것은 보호 관찰소 조건부 기소 유예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기소 유예를 해 주기는 하나, 대신 일정 조건을 완수하면 기소 유예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불기소 결정서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준법 운전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한다.
-불기소 결정서 중에서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준법 운전 교육은 착각하시면 안 되는 게,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음주 1회자 교육과는 다른 것입니다. 완전 별도입니다. 보호관찰소 교육을 이수해야 기소 유예가 확정되고, 기소 유예가 확정되어야 결격 기간이 없어지는 것이며, 결격 기간이 없어져야 도로교통공단의 음주 1회자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기소 유예
그렇습니다. 절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저 같은 경우는 기소 유예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벌금형에, 결격 기간 1년이 나올 확률이 훨씬 훨씬 높았습니다. 정말 하늘이 돕고 조상님이 도운 것이며, 정말 검사님을 잘 만난 것입니다.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하는 분이, 음주 기소 유예는 정말 처음 본다고 저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불기소 결정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 청 검찰시민위원회 회부 결과 기소 유예함이 적정하다는 의견으로 심의가 이루어진 사정 등을 참작한다.
– 불기소 결정서 중에서
즉, 검사님 혼자서 기소 유예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검찰시민위원회의 위원들이 모여 또 한 번 더 필터링을 하는 구조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고를 냈거나, 수치가 높거나, 저처럼 참작할 사정이 전혀 없거나 하는 분들은 정말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기소 유예는 고사하고, 징역형을 걱정해야 할 판이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과 기소유예, 면허 취득에 대한 저의 다른 글들이 궁금하시면 저의 홈페이지 내의 검색창에 ‘음주’라고 검색해 보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