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드라마 작법3] 드라마 속 갈등과 PLOT의 요건, 법칙

이번 포스팅에서는 드라마의 갈등과 Plot에 대해 포스팅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문예 비평가 Ferdinando Brumetiere는 극의 기초에 대해 말했습니다. 극(劇)이라는 글자의 윗변이 호랑이(虎), 그 아래는 멧돼지(豕)로 되어 있습니다. 호랑이, 멧돼지 둘 다 송곳니를 가진 동물로 둘이 송곳니를 드러내 놓고 으르렁거리는 형상이 바로 ‘극’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으르렁거림이 바로 갈등이고요. 그러므로 드라마라는 것은 곧 갈등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갈등은 드라마의 속성이며 드라마 작가가 만들고 구체화 시켜야 하는 대상입니다. 다만 억지로 만들거나 우연적으로 만들면 안 되고, 필연적이고 설득력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Plot에 대해 많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Plot이라는 것은 이야기를 올려 놓는 건축물이며 뼈대이자 옷걸이라는 설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옷걸이는 교체가 가능한 것입니다. Plot은 유기체로써 없으면 안 되는 것으로 옷걸이처럼 교체가 가능한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Plot은 작가에게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면은 있습니다. 오늘은 Plot의 요건과 진행 법칙, 드라마 작법에서의 금기, 그리고 지킬 점 등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Plot이 갖추어야 할 요건

우선 첫 장면에 호기심을 자극해야 합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말한 안티 체제에서의 출발이면 좋겠네요. 안티 체제가 기억이 안 나실 수 있으니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리가 흔히 아는 사랑과 우정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통념을 부수고 “사랑과 우정, 그 딴 건 개뼈다귀 같은 소리야!”라고 출발하는 것이 안티 체제에서의 출발입니다. 아무튼 첫 장면은 소위 말하는 흡인력과 관련이 가장 큽니다.
둘째, 반전과 발견으로 긴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주인공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때 반드시 ‘방해’가 필요합니다.
셋째, 완벽한 결말을 이루어야 합니다. 최소한 어디까지는 해결하고 끝나야 하는지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고 최소한 폭발점까지 증명이 되어야 합니다.

Plot 진행에도 법칙이 있다

혹자는 그런 걸 깨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깨부수고 싶다면 다 알고 난 후 깨부수어야 합니다. 파격과 혁신은 기초를 아 익히고 아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 서로 지탱, 끌어 당기는 힘(유기체의 힘) 있어야 합니다. Plot이 없으면 작품이 목표와 추진력을 잃고 표류 하게 됩니다.
  • Plot에는 긴장이 있어야 합니다. 팽팽하게 잡아 당기며 긴장감 있게 지탱해야 합니다.
    예) 커피 먹으러 가자 / 그래 : (X)
    커피 먹으러 가자 / 술 먹으러 가자 : (O)
  • 대립하는 세력 혹은 개인 혹은 집단으로 긴장을 고조 시켜야 합니다.
    – 이 대립에서부터 작가의 능력이 드러나는데요, 얼마나 지속적으로 대립 시킬 수 있는가, 긴 호흡으로도 대립 시키고 짧은 호흡으로도 대립 시킬 수 있는가를 늘 염두 해야 합니다.
  • 대립하는 상황이 발전되면서 대립하는 세력(주인공 세력, 상대방 세력)도 같이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대립은 힘이 대등해야 성립 가능한 개념입니다.
  • 등장인물의 성격은 변해야 합니다. 즉 입체적 인물이어야 합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 다만 변할 때는 반드시 계기(사건 혹은 소도구 등)가 있어야 합니다. 계기 없이 변하는 것은 성격 분열이고, 이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 치욕입니다.
  • 모든 사건은 중요한 사건이 되게 해야 합니다.
    – 능력 있는 작가는 등장인물, 사건을 실제처럼 시청자들에게 믿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작가는 이야기가 Plot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지를 중간 중간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 허구의 작품은 일상 생활보다 더 경제의 원칙에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원칙상 우연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유충이 숙주를 선택하는 기준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면 훨씬 더 좋은 스토리 진행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연계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의도는 Plot 과정에서 설정됩니다.
    -불필요한 요소, 삽화 등은 톤이 맞지 않는 것은 잘라내야 합니다. 압축된 아름다움만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1막의 권총은 3막에서 발사 되어야 하는 법입니다.
  •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해야 합니다.
    – 중요한 소도구를 Zoom In 하지 말고 스쳐 지나가 가게 하고 나중에 시청자들이 “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시청자들이 눈치 챈 복선은 더 이상 복선이 아닙니다.
  •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해야 합니다.

Plot은 이야기 중심의 Plot과 인물 중심의 Plot으로 나뉩니다. 이야기 중심의 Plot이 원칙이기도 하고 이전 포스팅에서 제가 직접 손으로 그려서 사진 찍어 올린 꺽은 선 그래프의 모양이 전형적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인물 중심의 Plot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강한 개성과 강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을 창조해 내야 가능합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고 더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작법의 금기 사항 그리고 지킬 점

드라마를 창작하면서 해서는 안 되는 것들과 지켜야 할 점들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론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언급해야 할 내용이 많겠으나 개괄적으로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이분법은 작품을 망칩니다.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 단순한 부자와 빈자의 대결은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않습니다. 둘째 등장인물을 난처하게 만들고 갈등을 증폭 시켜야 합니다. 셋째 관객은 악마 편을 들지 않고 주인공 편을 듭니다. 작가는 주인공을 더 안쓰럽게, 더 힘들게 만드는 악마편에 가까워야 합니다. 셋째 분명한 답이 없어야 대립이 증폭됩니다.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상처와 대립이라면 그건 진정한 상처, 대립이 아닙니다. 무엇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게 진정한 상처이자 대립입니다. 분명한 답이 없을 때 관객의 여백(관객들 스스로의 마음 속 혹은 삼삼오오 2차 토론)을 제공하게 됩니다. 그것이 좋은 작품입니다. 마지막 넷째, 행동 없이는 인물이 없고 행동 없이는 Plot도 없다는 것입니다. 행동과 인물은 자체가 하나로 작용하며 성격을 가진 인물이 행동을 해야 갈등도 생기는 것입니다. 행동을 만드는 것은 인물이 아니라 성격입니다. 갈등을 수반한 행동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단, 필연으로 만들어야지 우연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